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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생각하며/여행

제주의 슬픈역사속으로 알뜨르 비행장을 찾아서

by goodfarmer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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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리즘으로 떠나는 여행

다크투어리즘은 제주에서 떠오르는 여행테마로 '전쟁이나 테러, 인종 말살, 재난처럼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을 의미한답니다. 즉, 가슴 아픈 여행지를 다니면서 교훈을 얻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주는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비극적인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제주도 곳곳에는 숨겨진 역사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진다고 합니다~

산방산 근처 섯알오름 학살터와 추모비
섯알오름 학살터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에 모슬포를 중심으로 서부지역의 예비검속(한국전쟁 초기에 좌익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파악하여 연행, 구금했던 사건)자들이 집단으로 학살된 섯알오름 학살터.

1950년 8월20일(음력7우러7일)예비검속 구금 장소가 협소했기에 "넓은 장소로 간다"라고 유인하여 희생자들의 생활 소지품을 모두 트럭에 실었다고 합니다. 트럭에 실려가며 고향마을을 벗어나 섯알오름으로 향할 때, 그제야 자신들의 죽음을 예측했는지 신고 있던 검은 고무신을 벗어던지며 가는 길을 가족에게 알리려 했었다고 해요.... 길 위에 검은 고무신을 따라 유족들이 달려왔을 때는 이곳에서 담요, 베개, 옷가지, 허리띠, 쌀, 부식 등 희생자들의 소지품이 모두 불에 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답니다. 참배를 하면서 같은 민족끼리 왜 이런 비극이 생겼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알뜨르비행장을 찾아서

제주의 아픈역사뒤안길중 하나인 알뜨르비행장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이 이 비행장을 전초 기지로 삼아 약 700km 떨어진 중국의 난징을 폭격하기 위해서 제주도민을 강제동원해 만든 비행장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제주시민들을 혹사시키면서 이런 격납고를 무려 20개나 만들었다고 하니.... 참 나쁘고 나쁘고 나뻤다는 말밖에.... 지금은 19개의 격납고가 원형 그대로 남아있고 그중에 10개는 국가등록문화재로 되어있다고 해요.

알뜨르비행장 안에 있는 비행기 격납고
알뜨르비행장2

격납고는 모슬포바다의 자갈, 모래, 철근, 시멘트와 혼합해서 만들었고 규모는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로 지금도 거푸집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답니다.

이곳에서 자살특공대인 카미카제 특공대도 연습을 했다고 하니 정말 소름돋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도를 일본의 출격기지로 활용하면서 제주도민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역사적 사실이 묻혀있는 이곳. 꼭 기억해야 할 역사적 장소입니다.

알뜨르비행장의 모습과 만화로 자세히 설명해놓은 표지판
알뜨르비행장2

일본의 숨겨진 비밀지하벙커와 관제탑

일본은 알뜨르비행장을 강제노역으로 만들면서 미군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서 지하에 크나큰 지하벙커를 만들어 놓았다고 하니 다시한번 놀랐답니다.

관제탑설명과 지하벙커 내부
관제탑과 지하벙커

유사시를 대비해 지휘소와 통신시설이 있었다고 해요. 내부를 들어가보면 밖의 상황도 볼 수 있고 환풍도 되는 구멍도 있답니다. 그리고 통풍을 위해 양쪽에 출입구, 특히나 천장이 높아서 키 큰 사람도 쉽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그 옛날 땅을 파는 도구라고는 곡괭이와 삽 밖에 없었을텐데... 강제노역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여기 지하벙커도 2006년 등록문화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알뜨르비행장 관련 모든 시설들과 제주 곳곳의 일제 전쟁 시설들과 무고한 제주도민이 학살된 섯알오름 학살터들도 등록문화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본 문구가 생각이 나네요. 너무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제주의 이면에 이렇게 아픈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의 우리에 많은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주도에 오시면 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서귀포 쪽 모슬포에 위치한 알뜨르비행장을 꼭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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